국토종주 1일 차

인천에서 충주까지 212km

2024.06.03 ㅣ by 금개구리


“재미있다.”라는 표현보다는 “좋다”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종주 일정 내내 즐겁고 들뜨기보다 달리면 달릴수록 차분해지고 마음이 정돈되는 느낌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안장 위가 마치 제 방처럼 느껴지니 아무도 없는 도로를 달릴 때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어요. 처음 자전거에 빠진 후 새벽 라이딩을 했을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그때도 그랬었거든요.



새벽 5시 반 청라국제도시역으로 갑니다. 

국토종주 첫 번째 도장을 찍는 순간. 자전거 입문했을 때가 2007년이었는데, 이제야 도장을 찍어봅니다.

청라에 도착한 시간은 8시 즈음이었는데 정말 추웠어요. 덜덜 떨면서 시작을 했습니다. 

시작은 오랜만에 혼자만의 여행이라 설레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하더군요. 

혼자 여행은 어쩔 수 없이 아재샷.

핸들바에 이것저것 장착한 게 아주 많습니다. 

서울 부근 왔을때는 기온도 오르고 제법 달리기 좋은 온도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워머와 질렛을 착용할 수밖에 없었어요. 

영화 괴물 조형물이 어디 있나 했었는데 여기 있었군요. 기념사진도 찍어봤습니다. 역시나 아재샷.

천호동을 지날 때는 매튜스로드하우스도 잠깐 들렀는데, 라이딩 중이라 못 만났네요.

잠실철교에서 미소도 만났습니다. 투게더위라이드 캠페인을 하고 있기에 다시 돌아가서 투게더 위 라이드 했습니다!! 콘텐츠는 너무 소중하죠~ 이렇게 우연히 만나는 게 너무 재밌었습니다.

이번 국토종주는 벚꽃의 시작과 끝을 함께 했습니다. 서울에는 벚꽃이 만개해있었고 부산에 다다를 때는 흩날리는 벚꽃엔딩이었죠.

장거리 라이딩을 갈 때는 자전거 속도계와 함께 순토 시계로 크로스 체크하며 지도를 확인합니다. 이렇게 배율을 다르게 해서 코스를 확인하면 라이딩이 좀 더 편안합니다. 그래도 저는 길치라서 종종 코스 이탈을 하지만요.

이포보에 왔을 때부터는 정말 좋더군요. 마음이 차분해지고 점점 더 이번 종주가 재미있어졌습니다.

인증센터에서 도장은 보이면 찍고 안 보이거나 그냥 실수로 지나치면 굳이 찍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기록은 사진과 영상으로 모두 담을 테니까요. 

180km 정도 달리니까 슬슬 피곤해지더라고요. 다리도 빡빡하고....

대충 길바닥 휴식! 혼자 달리면 심심하지만, 이렇게 내 페이스대로 달릴 수 있으니 마음은 편합니다. 

스페셜라이즈드 루베 SL8은 국토종주에 최적화되어있는 자전거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노면을 만나게 되는 국토종주 일정 내내 핸들바와 안장으로 올라오는 진동을 억제하는 것만으로도 라이더의 피로를 극적으로 줄일 수 있으니까요. 부드러울수록 빠르다는 의미를 몸소 체험하기도 했습니다.

총 212km를 달렸더군요. 배가 많이 고파서 밥집을 찾았는데 마땅한 게 없더군요. 결국 삼계탕 집에 들어가서 돈가스를 먹었습니다. 

4층이요? 숙소는 여기어때 어플로 찾았는데 4층이라 자전거 들고 올라왔습니다. 낑낑...ㅎ 그래도 자전거도 편하게 안에 둘 수 있고 주인아주머니도 4층인데 괜찮겠냐고 친절하게 물어봐 주시고 좋았습니다. 아. 근데 침대방이 없어서 느낌 있게 방바닥 취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