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숲으로
타자에 의해 정해진 것이 아닌, 각자가 잘 해낼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것. 자연 속에서 익힌 일과는 이리도 자연스럽다.
타자에 의해 정해진 것이 아닌, 각자가 잘 해낼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것. 자연 속에서 익힌 일과는 이리도 자연스럽다.
끝날 듯, 끝날 듯, 하지만 여전히 끝나지 않을 듯. 아직 우리의 옷자락을 꼬옥 쥐고 있는 늦여름. 이런 변덕스러움이 들끓는 도시의 여름날에 지친 우리는 숲속 캠핑장으로 향했다. 선선한 나무그늘 아래로, 푸르름이 만발한 숲속으로.
뚝딱뚝딱 늦여름 날 하루 묵어갈 우리의 집을 짓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불을 지필 자리까지 마련해본다. 도시보다 계절의 흐름이 빠른 숲속은 제법 서늘하기까지 하고, 이대로라면 오늘밤 모닥불을 피워 봐도 될 것만 같다. 매일 단촐한 짐을 꾸리려 노력하지만 오늘은 우리에게 조금 쉴 틈을 주기 위해 좀 더 세세하게 마음을 써 보기로 했다. 한 주 동안 수고한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해먹이라는 아주 사소한 무게의 사치를 부려보았다.
오늘의 집을 지으며, 우리 둘은 약속한 것처럼 묵묵히 자신의 일에만 집중했다. 굳이 말이 필요 없는 섬세한 시간이 우리 사이에 시냇물처럼 나긋하게 흐르고, 그러는 사이에 뚝딱뚝딱 오늘의 집이 완성된다. 그가 바닥에 팩을 박아 텐트를 단단히 고정하면, 나는 텐트 안 하루의 살림을 꾸리기 시작하는 일종의 분업화에 가까운 흐름.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자리 잡은 우리의 일과는, 제법 평화롭고 안정적이다.
이런저런 일들을 잔뜩 했음에도 아직 밖은 밝았다. 늘 무언가에 쫓기듯 바삐 움직이는 도시의 삶 속에선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려 매일이 순식간이었다. 그러고도 돌아보면 딱히 기억에 남는 일들은 없이 그저 지나가버리는 순간들의 연속. 아이러니하게도 어쩔 땐 도시에서의 5일보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보내는 2일이 더 알차게 느껴질 때가 있다.
군가에겐 순식간처럼 느껴질 수도. 누군가에겐 넉넉한 여유로움이 될지도 모를, 두 번의 하루.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자유가 있고,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은 길고 긴 오후의 시간이 있었다, 이곳엔.
푸르스름한 어둠의 시간, 오후에 부지런히 주워 나른 나뭇가지와 장작을 적당히 섞어 불을 붙여본다. 타닥타닥, 경쾌한 소리를 내며 나뭇가지들이 옹기종기 타오른다. 올 여름, 뜨거웠던 그 계절이 있긴 했었나 싶을 정도로 스산한 저녁 공기가 뺨을 스치운다. 벌써부터 모닥불 앞으로 모여들게 되는 걸 보니, 여름이 저만치 가고 있긴 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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