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노테 첫 다이빙

처음 들어와 본 세노테의 물속 그리고 동굴 속

2019.11.25 ㅣ by 탱강사


낯선 분위기의 잠자리였음에도 그럭저럭 잘 잔 것 같다. 역시 사람이란 적응의 동물인 건지, 아니면 내가 그냥 성격이 천하태평인 건지. 날이 밝았으니 아직 어떤 모습인지 모르는 칸쿤과 캐리비언의 해변을 보고 싶었다. 건물 뒤편으로 통하는 조그만 통로가 있다. 캄캄하고 좁은 틈새 사이로 보이는 신비로운 푸른 빛 너머로 신세계로부터 나오는 것 같은 파도 소리와 모래 섞인 바람 소리가 들렸다. 여기가 캐리비언! 광활하다. 여기까지 나를 태워다 준 곤잘레스의 얘기대로 상상하던 그런 칸쿤의 모습은 아니지만, 파란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이 널찍한 것이, 상상했던 것보다 더 좋다. 아름답고 평화롭다. 


그런데 이곳의 햇빛은 아침부터 너무 뜨겁다.


숙소 건물쪽으로 다시 돌아 오니, 한 남자와 마주쳤다. 밝게 웃으며 나에게 먼저 인사를 건냈다. 이름은 토니. 이 리조트의 사장이라 한다. 방에서 잠깐 기다리고 있으면 내게 필요한 것을 갖다 줄 거란다.

방에 아주 잠깐 있었더니 웨인이라는 친구가 나에게 필요한 것을 가지고 왔다. 아침 식사와 동굴 다이빙 교육을 위한 교재였다. 아침 식사는 심플한데 양이 많다. 이 동네 친구들 덩치를 보면 이정도 먹지 않으면 안되겠지..?


교재는 당연히 영어로 되어 있고, 예쁘지도, 재밌게 생기지도 않았다. 그래서 이걸 읽으라고? 읽긴 읽었다. 이거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까. 대충 내용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정도만 봤다. 그 이상은 무리.

9시부터 오늘의 일정을 시작한다고 그랬다. 짐이 없으니 별달리 준비할 것도 없구나. 그래도 신기한 것이 혹시라도 이런 일이 벌어질까봐 수영복과 1회용 콘택트렌즈는 따로 들고 왔다는 것. 그렇게 챙겨서는 마당으로 나왔다. 또 처음 보는 남자가 있었다. 나의 캐번 다이버 (Cavern Diver) 코스를 이끌어줄 오라일리언 강사. 내 장비가 없으니 다이브 숍의 것을 빌려 가기로 했다. 내가 쓸 장비를 챙겨주는 오라일리언은 어딘가 무뚝뚝하고 시니컬한 느낌이다. 동양인 남자라 실망인가?

나의 첫 세노테 다이빙은 도스오호스(Dos Ojos)라는 곳이다. 스페인어로 두 개의 눈이란 뜻으로 두 개의 큰 세노테 입구를 상징하는 이름이다. 세노테의 입구는 뜨거운 바깥과는 달리 선선하다.

다이버들은 별로 많이 보이지 않았고, 동네에서 놀러온 듯한 어린 아이들과 현지인 두어명이 수영을 하고 있었다. 신성한 곳이라 해서 내가 뭘 상상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막상 이렇게 너무나 소박한 풍경을 첫인상으로 보니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익숙하게 금방 준비하는 오라일리언에 비해 환경도 새롭고 장비도 내 것이 아닌 걸 입자니 시간이 걸렸다. 오라일리언은 세노테의 물 속으로 마치 퍼포먼스를 하듯이 첨벙 뛰어 들었다. 조용히 얌전하게 들어가야 될 것 같은 분위기라고 생각했는데, 제 집 뒷마당에 온 것 같이 거침없이 움직이는 오라일리언을 보니 세노테가 어떤 의미의 장소인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처음 들어와 본 세노테의 물속 그리고 동굴 속. 여기가 책에서도, 페이스북에서도 신성함을 느낀다는 곳인가. 과연 그들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여기 와 보지 않았더라면 그 얘기가 무슨 뜻이었는지 상상만으로 그쳤을 테지.

다이빙을 하는 동안 오라일리언은 계속해서 뒤를 돌아 나를 보았다. 첫 다이빙이니 내 실력이 어떤지 모르는 데다가, 동굴이라는 환경에서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싶어서겠지. 도스오호스는 규모가 큰 세노테이기도 하면서, 천장이 막히지 않고 햇빛이 간접적으로 비치는 캐번(Cavern) 지역이 많아 어느 정도의 기본기만 갖춘 다이버들에게도 큰 무리가 없는 곳이다. 


내 실력을 가늠하기 위해서 온 곳이라는데, 지금까지 본 교육생 중에 제일 잘 한다는군. 대화 중에 내가 오픈워터 다이빙 강사임을 얘기하니 그제서야 내가 왜 그렇게 잘 하는지 알겠다고 했다.

첫날의 다이빙은 동굴다이빙이 대충 어떻게 되는지 분위기를 파악하는 정도로 마쳤다.


장비를 정리하고 주변을 좀 둘러 봤는데, 기념품 숍에서 파는 티셔츠들이 눈길을 끌었다. 언제부터인가 썩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곳의 추억을 담은 기념품을 꼭 사곤 했는데, 오늘은 지갑을 안 들고 나와서 기념품 살 돈이 없구나. 내일 다른 곳에서라도 사야지...(라고 생각한 것이 오산이었다. 도스오호스 외에 다른 세노테에는 이런 기념품 숍을 찾을 수가 없었다. 돈을 빌려서라도 샀어야 했다. 흐흑. 까칠한 오라일리언이 돈을 빌려줬을지는 모르겠지만.)

숙소로 돌아와 잠시 쉬고 있다 보니 비행기에서 빠뜨렸던 내 짐이 도착했다. 내 짐이 맞는지 확인을 하고, 잘 받았다는 서류에도 사인을 했다. 이에 대한 어떤 보상을 청구할 것이 있는지 페이스북에도 물어보고, 항공사에 메일도 보내봤지만, 다이브 숍에서 빌려준 장비들도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그랬고, 특별히 불편한 점도 없고 해서 그냥 짐을 무사히 찾은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이제, 모든 것이 평온해 지고 불확실한 일들은 사라졌다. 하지만 짐이 왔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더 생기지는 않았다. 정말로 이 동네에는 "아무것도 없구나." 아름다운 해변이 있지만 그것이 나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 해변을 따라 리조트들이 많지만, 그것은 내겐 단지 풍경의 일부일 뿐, 내가 뭘 할 수 있는 게 없다. 게다가 이곳의 햇빛은 아침이든 낮이든 저녁이든 하늘에 떠서 비추고 있기만 하면 뜨거움이 한결같다.


머물고 있는 숙소도 너무나 조촐하고 소박한 곳이라서 누릴 수 있는 부대시설도 없고, 다른 투숙객들은 있는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조용하다. 저녁이라도 해변 테이블에 앉아 먹을 수 있는 걸 낭만적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근데 식사량이 보통이 아니네. 음식들은 또 어찌나 달고 짠지... 며칠 머물다 보면 살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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