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해변, 오늘은 어디서 잘까

인천에서 양양까지 약 3시간. 차가 막힌다면 두 배는 이상 걸리는 만큼, 양양 서핑 트립을 간다면 항상 1박은 기본이다. 해변 근처에 괜찮은 서핑샵&게스트하우스도 많지만 죽도해변에서는 항상 캠핑을 고집한다. 텐트에서 문 열고 나오면 바로 해변이 시작되는 곳, 서핑하다 힘들면 잠깐 들어와서 쉬다가 다시 입수할 수 있는 곳, 말 그대로 하루 종일 서핑이 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죽도해변에는 크게 3종류의 캠핑 구역이 있다. 

첫번째는 모래사장 바로 앞 소나무 숲 사이에 있는 텐트 캠핑장이다. 이곳은 서핑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소문을 듣고 금요일 밤이면 텐트를 치기 시작하는 곳이다. 캠핑장은 작지만 바로 앞 모래사장과 텐트 문을 열면 보이는 바다는 어떤 5성급 호텔의 오션뷰 보다 좋다. 

두 번째는 캠핑카 구역이다. 가족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모든 것이 다 세팅되어 있는 캠핑카에 몸만 오면 되는 곳이다. 캠핑카 옆에 차를 주차할 수 있고 앞에 테이블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데크와 전기 콘센트가 세팅되어 있는 오토캠핑장이다. 개인 캠핑카, 차박도 가능할 정도로 데크 간격이 넓다. 3개의 캠핑장이 주변에는 각각의 식수대, 화장실, 샤워장이 따로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 공용으로 사용 가능한 화장실도 있어 편리하다. 인근 하나로마트가 있어 캠핑에 필요한 음식을 모두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욱이 편의점도 옆에 있어서 늦은 밤에도 맥주 혹은 라면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은 더할 나위없이 좋다. 

캠핑을 시작하기 전에는 수많은 아이템들이 필요한지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우선 캠핑을 처음 시작하면서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 최소로 구매한 아이템들이다. (집에 처박혀 있던 보이스카우트 때나 쓸 것 같던 코펠, 할인으로 득템 한 콜맨 아이스박스, 버너, 주전자, 머그컵, 건조망, 칼, 가위, 집게) 

아침에 일어나서 파도를 체크하기 전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커피 한 잔을 위한 주전자, 머그컵과 서핑 중간에 들어와서 물을 마실 수 있는 아이스박스는 필수다! 캠핑을 시작하는 초보자들도 최소한의 아이템들만 챙겨서 서핑 캠핑을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집에 돌아가는 길에 캠핑카를 차에 매달고 몇 달이건 파도만 쫓아다니는 상상을 해본다. 서핑을 하루 종일 하다가 캠핑카에서 휴식을 취한다. 바닷소리를 들으면서 저녁을 먹고 오늘 서핑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파도를 찾아서 어디든 이동하는 상상. 

캠핑카를 사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