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탑시다.
자전거는 참 이상한 취미다. 억지로 타면 더 싫어지고, 너무 오래 쉬면 다시 시작하기가 겁난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제대로 사랑해봤다면, 완전히 끝나는 일은 거의 없다. 다시 예전처럼 100km를 탈 필요는 없다. 심박을 올리고 기록을 따질 이유도 없다. 라이딩복을 완벽하게 갖춰 입지 않아도 된다.
그저… 체력도 열정도 바닥난 상태였다. 예전엔 자전거 사진만 봐도 심장이 먼저 반응했는데, 이제는 무엇을 봐도 감흥이 없다. 새 장비, 멋진 코스, 누군가의 라이딩 기록조차 ‘아, 그렇구나’ 하고 스쳐 지나간다.
혹시 이게 끝일까. 이제 나는 더 이상 뜨겁게 무언가를 좋아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 걸까. 그런 생각이 들면 괜히 자전거가 미워진다. 그래서 더 멀리 밀어둔다.
쉬는 날이면 또 술을 마신다. 이유는 없다. 그냥 그렇게 하루를 흘려보내고 싶어서. 그리고 다음 날, 남은 에너지는 숙취를 회복하는 데 써버린다. 라이딩은 ‘내일’로 미뤄진다. 그 내일은, 이상하게도 좀처럼 오지 않는다.
완전히 놓아버렸다면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타고 싶다”는 마음이 아직 남아 있다는 건, 이미 마음속 어딘가에서는 페달이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자전거는 참 이상한 취미다. 억지로 타면 더 싫어지고, 너무 오래 쉬면 다시 시작하기가 겁난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제대로 사랑해봤다면, 완전히 끝나는 일은 거의 없다.
다시 예전처럼 100km를 탈 필요는 없다. 심박을 올리고 기록을 따질 이유도 없다. 라이딩복을 완벽하게 갖춰 입지 않아도 된다.
그냥 헬멧만 쓰고, 집 근처 한 바퀴. 10분, 아니 5분이어도 좋다. 자전거를 타는 이유는 언제나 ‘대단한 성취’가 아니었다.
머릿속을 비우고, 아무 생각 없이 바람을 맞고, “아, 아직 나 살아 있네” 그 감각 하나면 충분했다.
지금의 나는 예전보다 느릴지도 모른다. 숨도 더 차고, 다리도 무겁다. 그래도 괜찮다.
자전거는 나를 평가하지 않는다. 쉬었다고 뭐라 하지도 않는다. 그저 다시 올라타기만 하면 된다. 자전거는 늘 그 자리에 있다. 우리가 돌아오기를 재촉하지도, 포기하지도 않은 채.
만약 지금, 당신도 나처럼 멈춰 서 있다면 이 말만은 꼭 해주고 싶다. “당신은 자전거를 싫어하게 된 게 아니다. 그저 조금 지쳤을 뿐이다.”
페달은 생각보다 가볍다. 가장 무거운 건,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마음을 넘는 순간,
자전거는 늘 그랬듯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우리 편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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