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는 라이딩

스냅 라이드에서 진행하는 일찍 일어나는 얼리버드 라이딩에 다녀왔습니다. 이런 라이딩을 운영하는 사람은 보통은 기혼자이고, 아이가 있을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이번에도 그랬죠. 한남동 횡단보도를 건너는 자전거들은 하루에 얼마나 될까요.

저는 코나 바이크를 타고 왔습니다. 이 자전거로 남산과 북악은 처음 달리게 되었습니다. 그래블 바이크나, CX 자전거로 로드 라이더들과 라이딩이 어느 정도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한 이유도 있고, 운동량을 조금 늘리려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다이어트가 시급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라이딩 거리는 50km 정도였고, 모든 도로 포장도로를 달렸는데, 특별히 쳐지거나 하는 경우도 없었습니다. 물론 분명 로드바이크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을 테지만, 50km 정도의 거리의 라이딩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북악을 올라서 자전거 무게를 달아보니 10.04kg이 나왔습니다. (이것저것 액세서리 포함)

보통의 로드바이크 보다 2~3kg 더 무거웠던 거죠. 물론 심리적 효과는 좀 있었습니다만, 결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역시 배기량은 동일한 근육에서 만들어지니까요. 

이른 시간임에도 남산에는 많은 라이더들이 있었습니다. 하긴 제가 속한 모임만 해도 10명도 넘었으니까요. 

라이딩과 사진을 즐기는 모임. 라이딩하면서 사진을 찍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피곤합니다. 예전에야 '똑딱이'라고 부르는 콤팩트 카메라로 손쉽게 찍고 다시 저지 주머니에 넣고 달리면 됐지만, 요즘에는 일반 휴대폰 사진 자체가 어느 정도 성능을 구현해주기 때문에 웬만한 콤팩트 카메라로는 만족감을 얻을 수 없게 되었죠. 그래서일까. 점점 카메라 장비는 커지고 사진에 대한 열정이 생겨서 보정까지 해서 공유합니다. 오히려 라이딩 보다 라이딩 후 사진 작업 시간이 더 힘든 경우도 있으니까요. (물론 저는 대충 합니다만...)

얼마 전 제가 만든 그래블 라이딩 영상이 도싸에 공유되면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 그래블 바이크의 효율이나 애매함에 대해서 많은 의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블 바이크는 효율 면에서 아주 높은 자전거입니다. 그 효율의 기준을 어떤 것으로 하느냐에 달려있는 거죠. 당연히 포장도로를 달릴 때는 로드바이크보다 효율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시멘트 바닥이나 비포장도로를 달릴 때는 가장 효율이 높은 자전거에요. 그래서 자전거의 용도가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그렇다고 그래블 바이크가 도시환경에서 효율이 떨어질까요? 그 효율을 평속이라는 기준으로 한다면 효율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그 기준을 라이프스타일이란 기준으로 한다면 오히려 더 높은 효율을 가져갈 수 있어요. 가벼운 인도 턱을 넘고 내려오고, 아기자기한 골목길에 보도블록을 달리고 때로는 비포장 흙길을 달릴 수도 있는 게 보통의 라이딩이니까요. 우리가 매일매일 PR을 갱신하거나 레이싱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아 흥분한 건 아닙니다) 

이렇게 다운힐을 내려올 때도 그래블 바이크는 굉장히 안정적이랍니다. (참 제 자전거는 그래블 바이크는 아니고 CX 자전거입니다.) 

그렇게 신나게 사진 찍고 놀다가 복귀했습니다. 라이딩 끝 

사진제공: 차성호, 김경호, 최현민, 주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