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라이딩
로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래블 특유의 노면 질감과 감성, 그리고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과 함께하며 한적한 곳에서의 라이딩은 그야말로 "힐링"이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강원도 정선 태백산맥 운탄고도를 다녀왔습니다. 태백시에서 영월군으로 달리는 코스로 총 47km의 라이딩 거리입니다. 이미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래블의 47km는 로드 사이클에서의 100km 이상의 체력적 대미지와 시간을 소요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로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래블 특유의 노면 질감과 감성, 그리고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과 함께하며 한적한 곳에서의 라이딩은 그야말로 "힐링"이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블 라이딩에 걸맞은 세팅을 하기 위해 핸들바백을 부착하고 와후 속도계 역시 와후 볼트가 아닌, 엘리먼트로 장착했다. 볼트에 비해 시안성이 높고 데이터 창도 한 줄 더 볼 수 있어서 불규칙한 노면을 달리는 그래블 라이딩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음악을 듣고,
때로는 수다를 떨며 달리다 보니 어느새 고한역에 도착해있었다.
이 바닥의 덕후들의 라이딩이 곧 시작된다.
나의 코나 바이크는 아직도 업그레이드는 하지 못했다. 지난번에 왔을 때와 달라진 것은 페달을 MTB 페달로 교체한 것이 전부.. 늘 뒤늦은 후회다...
서둘러 준비하고 출발했다. 만항재를 먼저 오른 후 본격적인 그래블 라이딩이 시작되는 코스이다. 지난번 라이딩은 눈과 빙판으로 인해 운탄고도를 완주할 수 없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완주하리라.
라이딩과 사진은 이제 아주 보편적인 한국의 사이클링 문화가 된듯하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그룹 이름만 해도 "스냅 라이드"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니까. 이제 어느 라이딩 그룹에 가도 최소 한두 명 정도는 라이딩 중에 사진을 열심히 찍어서 동료들에게 공유하고 있을 정도...
사진도 찍고, 테스트 겸 영상도 찍고 하려고...
만항재에 가까워질수록 안개가 아주 짙어졌다. 바로 앞 10m 전방의 사물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시야였는데, 그 느낌이 너무 멋있고 재미있었다. 사일런트 힐 감성이다...
아, 너무 오래된 비유인가.....
만항재 정상에 올라서서는 본격적인 임도 길 라이딩을 위해 정비를 했다.
스마트폰 셀카봉을 이용해 만항재 비석에서 사진을 찍었다.
본격적인 오프로드에 진입하면서부터는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기가 힘들어졌다. 불규칙한 노면은 그렇다 쳐도 땅이 젖어있어서 자칫 낙차 사고라도 날까 염려돼서 쉽게 카메라를 들기 어려웠다. 비교적 안전해 보이는 구간에서만 간신히 촬영을 했다. 더 멋진 장소가 많았지만 찍을 수 없어서 아쉬웠다.
날씨가 습하고 구름 낀 날씨였기 때문에 덥지는 않았다. 대신 습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고 있어서 하루 종일 촉촉한 피부로 달릴 수 있었다. 면 티셔츠는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았다. 사실 자전거 처음 탈 때는 면 티셔츠에 청바지 입고도 그 먼 길을 하루 종일 라이딩 했는데, 요즘에는 무슨 그런 걱정 할 요소가 많은지,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신경 쓰이는 지경...
사실, 아무것도 아닌 문제들인데 말이다.
운탄의 코스는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초보 라이더이거나, 그래블이 처음이거나, 컨트롤에 조금 미숙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 자주 슬립이나고 지면의 크고 작은 돌들은 계속해서 내 체력을 갉아먹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블은 로드 사이클보다 안전한 점을 꼽으라면, 일단 갑자기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이나 골목길에서 갑자기 뛰어드는 보행자, 자전거 도로에서 갑자기 유턴하는 라이더들이 없고 오직, 자연과 나만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라이딩에 집중만 하면 비교적 안전한 라이딩을 할 수 있다. (물론 라이딩 자체로는 로드 사이클보다 더 세밀하고 빠른 컨트롤이 필요하다)
그래블과 MTB의 성능 차이는 확연해 보였다. 크고 작은 돌들이 많은 구간에서는 확실히 그래블 자전거는 온몸으로 그 진동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몸의 피로가 엄청났다.
하지만 포장도로나 고운 흙길을 달릴 때는 그래블의 재미는 배가 된다. 자전거는 그 장르마다 장점과 단점이 확실하다. "사기 캐릭터" 자전거는 없다는 것. 그래서 더 많은 욕심이 생기는 게 아닐까... 자전거는 장르별로 5대는 있어야...
이곳 땅이 검은색인 이유는 이곳이 광산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셀카봉을 세워두고 사진을 찍었는데, 셀카봉 다리에 붙어있는 자석에 이곳의 흙과 철 가루가 붙어버리던 게 아닌가. 신기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이곳을 달릴 때 들렸던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 같다. 산이 주는 매력이 바로 이런 것 같다. 그 잔상이 상당히 오래간다. 역시 산뽕. 엄청나다.
새롭게 개시한 에스웍슈즈는 흙탕물 범벅이 되었다. 신발 안쪽으로 물이 들어오진 않아서 겉면만 닦아내면 될 것 같아 다행이다. 이게 바로 그래블 장비의 숙명이지..
운탄고도의 포토존은 아주 많지만, 그중 베스트는 이곳이 아닐까 한다. 여기저기 경치를 둘러보면서 카메라 화각을 탓해보지만, 아무렇게나 찍어도 이곳은 굉장히 이국적이고 이색적인 곳이다.
업힐 중간에 멈춰 서는 것은 체력 소모가 크지만, 이곳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중간에 끌고 가는 한이 있더라도, 사진 한 장은 남겨야지...
이곳을 지날 때는 김자전거님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 죽은 거 아니죠?" 사후세계가 아닐까 짐작하게 하는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안개가 가득한 길. 흡사 요단강을 건너는 게 아닐는지. 이런 날씨에 산을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하물며 라이딩은 말할 것도 없이.
요단강, 아니 안개 길을 건너 도착한 곳은 #1177갱 이곳에는 광부 동상이 "김태형" 동상이 있었다.
이곳에서 우리는 덕질을 시작했다. 내 사진은 안 찍어도 자전거 사진은 찍어야, 진정한 자덕이 아닌가...
도롱이연못에 도착했다. 우리는 이곳에서 한동안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휠셋과 스프라켓만 업그레이드하면 딱 좋을 것 같은데, 그래블 라이딩이 끝나면, "또 언제 간다고~"라며 다시 잊는다. 그러다 또 그래블 라이딩을 가면 후회한다. 인간은 역시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매튜님의 콘돌 비비오 그래블. 핸들바는 갈매기 날개처럼 양쪽으로 벌어져 있고 보이드 휠셋과 리스트랩 프레임 가방으로 그래블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아주 멋스럽다.
김자전거님의 모르는 사람은 모르고, 아는 사람만 알아본다는 명품 인디펜던트 MTB! 자전거만 봐도 그 덕력이 느껴진다. 프레임이 얇아서 여기에 드랍바만 달아도 멋진 그래블 바이크로 변신할 것 같다.
23km를 달렸다. 라이딩을 시작하고, 17km까지는 정말 빠르게 지나갔고, 그때부터 이곳 도롱이 연못까지 고작 6km를 달려왔는데, 힘이 들었다.
그래도 이제 업힐은 거의 없고 다운힐이 많다고 했다. 다시 서둘러 달린다.
이곳도 흡사 요단강.... 정말 한 치 앞도 안 보였다.
숲은 완전히 젖어있었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다행이었다. 습하긴 했지만 덥지 않아서 라이딩 하는데, 물이 부족하지 않았고 체력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
물론 발과 타이어를 끌어당기는 진흙에서는 우리의 체력을 갉아먹었지만,
그래서 재미있는 게 바로 그래블 라이딩. 마치 캠핑처럼 굳이 불편한 라이딩을 하는 것.
한참을 쉴 틈 없이 오르고 내리고, 온몸에 진동이 멈추질 않았고, 계속해서 지면 상태를 확인하며 라이딩을 하느라 땅만 보고 달리다가 멈춰서 하늘을 보니까 하늘이 우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일종의 착시였는데, 나만 경험한 게 아니고 매튜님도 함께 경험했다. 신기하다.
김자전거님은 마치 온몸으로 "그래블 라이딩은 이런 거야" 설명하고 있는 듯했다.
그래블 라이딩이란 ? 라이딩 한 번에 세차 한번.
그리고 그래블 라이딩은, 분명 엄마도, 와이프도, 아마도 싫어할 거야.
어쩌면 그래서 더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로드 사이클의 일탈쯤이라고 설명해도 될 것 같고....
아무튼 무척이나 신나는 일이라고. 그래블 라이딩이라는 거.
한참을 비포장도로를 달리다가 포장도로를 달리면,
그 쾌감이 극대화되니까.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다.
멋진 자연환경은 말할 것도 없고..
소통용 사진 대거 획득.
이러니 내가 그래블 라이딩에 빠져, 안 빠져.
빠지지.
아주 그냥 쏙 빠지지.
깊이깊이...
운탄장인 3인조는 다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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